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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발라먹기/국내산

우리는 왜 '부러진 화살'에 흔들렸는가. - 부러진화살(2011)

 

우리는 왜 '부러진 화살'에 흔들렸는가. - 부러진화살 (2011)

 

 

 

* 영화정보*[각주:1]

 

영문제목 Unbowed
감독 정지영
출연 안성기, 박원상
제작사 (주)아우라픽처스
배급사 NEW
제작국가 한국
등급 15세 관람가
상영시간 100분
장르 드라마
홈페이지 http://www.unbowed2012.co.kr
http://twitter.com/#!/unbowed2012
http://blog.naver.com/unbowed2012
개봉일 2012-01-18

 

 

“이 남자의 분노에 주목하라!”

대학 입시시험에 출제된 수학문제 오류를 지적한 뒤 부당하게 해고된 김경호 교수. 교수지위 확인소송에 패소하고 항소심마저 정당한 사유 없이 기각되자, 담당판사를 찾아가 공정한 재판을 요구하며 석궁으로 위협하기에 이른다. 격렬한 몸싸움, 담당판사의 피 묻은 셔츠, 복부 2cm의 자상, 부러진 화살을 수거했다는 증언… 곧이어 사건의 파장은 일파만파 퍼져나가고, 사법부는 김경호의 행위를 법치주의에 대한 도전이자 ‘테러’로 규정, 피의자를 엄중 처벌하겠다는 입장을 발표한다.
그러나 피의자 김경호가 실제로 화살을 쏜 일이 없다며 결백을 주장하면서, 속전속결로 진행될 것 같았던 재판은 난항을 거듭한다. 한 치의 양보도 없는 법정, 엇갈리는 진술! 결정적인 증거 ‘부러진 화살’은 행방이 묘연한데…

비타협 원칙을 고수하며 재판장에게도 독설을 서슴지 않는 김경호의 불같은 성격에 변호사들은 하나둘씩 변론을 포기하지만, 마지막으로 선임된 자칭 ‘양아치 변호사’ 박준의 등장으로 재판은 활기를 띠기 시작하는데….

상식 없는 세상에 원칙으로 맞서는 한 남자의 이야기가 시작된다!

 

 

 

 

 


 

*  영화 리뷰 *

 

영화는 허구입니다. 실화를 기반으로 한 영화 역시 결국은 허구임을 대중은 알고 있기 마련이지요. 영화 '부러진 화살' 역시 김경호 교수의 입장에서만 사건이 논의되고 있기에, 이 영화로 사건의 실체를 알 수 없음을 관객들도 쉽게 알아챘을 것이라 생각합니다. 그럼에도 대중들은 이 영화에 많은 공감을 보냈구요. (정치적 논란이 있는 사건을 다룬 영화치고는 나름 흥행에 성공했다 생각합니다.^^) 그들은 무엇에 그리도 공감했을까요? '석궁 사건'이라는 개별적인 에피소드보다는 강압적이고 꽉 막히게 묘사되는 사법부의 모습에 동의한 것 이리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영화<부러진 화살>에서는 시민들에게 느껴지는 법원의 이미지가 그대로 드러납니다. 영화를 통해 보여지는 신뢰할 수 없는 재판, 소통이 불가능한 재판부, 우리 편이 아닌 사법부의 모습이 대중들의 마음을 흔들었을 것입니다.

 

1. 신뢰할 수 없는 재판

 

 

영화 <부러진 화살>을 보면 '신뢰할 수 없는 재판'이란 느낌을 강하게 받을 수 있습니다. 재판 결과가 실제로 옳고 그르냐를 떠나서 대한민국의 평범한 시민들은 재판에 대해 왠지 모를 불신을 가지고 있습니다. 불충분한 증거에 대해 재판부는 적극적으로 이를 파헤치려 하지 않는 모습을 자주 볼 수 있었습니다.부러진 화살의 존재 여부를 둘러싼 모순, 상처의 크기 등에 대한 엇갈린 진술, 증인의 달라지는 증언 등 상식적으로 판단하기에도 오류가 있는 부분에 대해서도 재판부는 이를 못 본체 합니다. 경찰의 조사결과나 검찰의 조서만을 토대로 판단하려 할 뿐 적극적이고 자체적인 실체 규명을 하지 않으려는 소극적 태도는 국민들이 의심을 갖게 만들 수 밖에 없습니다.

 

2. 소통이 불가능한 재판부

 

또한 '소통이 불가한 재판부'의 모습을 읽을 수 있습니다. 우리들에게 법원은 어떤 존재인가요? 저는 법원이 나의 억울함을 언제든지 해소해 줄 수 있는 곳이라기 보다는 높은 담과 문을 가진 두터운 성 같은 느낌이 듭니다. 영화 속에서 박봉주에 대한 증인신청과 혈흔 감정 요청은 기각 당했고, 석궁실험에 대한 소명자료는 받아들여지지 않았습니다. 더 큰 문제는 이러한 거부에 재판부는 납득할 수 있을 만한 충분한 이유를 제시하지 않았다는 것입니다. 재판부는 불필요하다고 판단할 수 있는 요청이라 하더라도 한번쯤은 받아들여주고, 거절 사유에 대해선 충분히 설명해줌으로써 당위성을 높여야 하지 않을까요? "기각합니다.", "거절합니다."라는 결과적인 말 보다 이에 대해 어떠한 설명도 없음이 시민들의 가슴에 더 큰 생채기를 냈을 것입니다. 불충분한 설명은 '법원은 당신의 이야기를 귀 기울여 들을 용의가 없습니다.' 라는 메시지로 받아들여 지기 충분합니다.

 

3. 우리편이 아닌 사법부 

 

마지막으로 저는 영화 <부러진 화살>을 보면서 '우리편이 아닌 사법부'라는 인상을 지울 수 없었습니다. 시민들은 사법부가 국민의 편에서 국가의 질서를 바로잡는 우리편이길 기대하지만, 제 식구를 챙기고 권위 의식에 사로잡힌 모습은 사법부가 그들의 편일 뿐임을 보여줍니다. 재판이 끝나기도 전에 '이 사건을 사법부에 대한 테러로 보고 엄단하겠다'라고 결의하는 모습은 이를 여지 없이 보여주는 대목입니다. 한편 재판부가 재판의 대상이 되는 경우 이러한 서운함은 배가되지요. 이는 실제로 재판이 공정했냐를 떠나 심리적으로 당연히 그럴 것입니다. 따라서 재판부가 재판에 관련된 경우에는 정의를 외면하고 의리를 챙기는 모습으로 비추어질 수도 있기에 더욱이 냉정하고 객관적인, 때로는 조금 치우친 과정이 필요할 것입니다  

 

4. "법대로 하자."라는 말이 국민의 무기가 될 수 있도록.  

 

"법대로 하자."라는 말의 의미를 다시 한번 생각해 볼 기회를 준 영화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법이 사법부의 무기인가요 국민의 무기인가요. 사법부는 언제부터 국민을 무서워하지 않게 되었을까요? '법대로 하자'라는 말이 다시금 국민의 무기가 될 수 있도록 사법부는 법이란 무기를 내려놓아야 할 것 같습니다.

 

* 영화<부러진 화살>의 모티브가 된 석궁사건에 대해서 특정한 입장을 지지하지는 않습니다. 그보다는 영화에서 보여주는 사법부의 모습에 크게 공감하였고 이에 대한 문제제기를 했다는 점에서 리뷰를 해 보았습니다. ^^

 

 


 

 

 

"대한민국에 전문가가 어딨어 사기꾼빼고"

 

 

"이건 순진한 다윗과 야만적인 골리앗의 싸움이야""

 

 

"이게 재판입니까? 개판이지"

 

 

"재판장님은 100여 년 전 프랑스 군사재판에서 무고한 사람을 간첩으로 몰아간 드레퓌스 사건을 알고 계실 겁니다. 당시 재판부는 진범이 잡혔는데도 당국의 권위를 유지하기 위해 진실을 은폐한 채 드레퓌스에게 종신형을 선고했지요. 그런데 100년도 더 지난 21세기에 대한민국 사법부에서는 이보다 더 어처구니없는 억지재판이 벌어지고 있습니다."

 

 

"법은 지키지않아서 그렇지, 아름다운 겁니다."

 

 

"재판은 이렇게 끝나겠지만 그 부끄러움은 계속될 것입니다."

 

 

"기각합니다."

 

 

 


부러진 화살 (2012)

Unbowed 
9.5
감독
정지영
출연
안성기, 박원상, 나영희, 김지호, 문성근
정보
드라마 | 한국 | 100 분 | 2012-01-18
다운로드 글쓴이 평점  


 

한다인, han-dain@hanmail.net

 

 

 

 

 

  1. 씨네21, 부러진화살, http://www.cine21.com/movie/info/movie_id/33363. [본문으로]